
1. 중간고사가 거의 끝났습니다. 아직 교양 두 과목이 남아있지만, 하룻밤만 새면 간단하게 커버할 수 있는 정도니 걱정이 되지 않습니다.
2. 사실 저번 일주일 동안은 하루에 세 시간 넘게 자 본 기억이 없습니다. 정말 눈물이 날 정도로 힘들게 공부했지만, 막상 끝나고 보니 그런대로 견딜 만 했다고 생각되네요. 평소에 공부 안 한 벌이라고 봐야죠. 선배들을 보면 지난 주 중에서 단 하루도 집에 가지 않고 도서관에서 토막잠을 자면서 시험을 보신 분도 있었습니다. 와. 초인이다. 하긴 나 같아도 하루에 세 과목 씩 공부하려면 저럴 수 밖에 없겠지. 응응. 다음 기말고사 땐 꼭 미리 공부하자-고 다짐했었건만, 당장 오늘부터 이렇게 놀아서야 어불성설이군요.
3. 그런저런 이유로 10월에는 책을 그리 많이 읽지 못하였습니다. 그 반동으로 어제는 밤을 새서 책을 보았고 지쳐 곯아떨어졌다가 오늘 낮에 일어나 교양 시험공부로 후달리고 있습니다. 전 아마도 정도의 중용을 모르는가 봅니다. 적당히 보고 적당히 잤으면 될 일을, 첫 페이지 읽으면 누가 불러도 전화기를 수신거부 모드로 해놓고 밤을 꼬박 지새우는 걸 보면 저 스스로도 기가 찹니다.
4. 조금 뜬금없는 이야기를 하자면, 부끄럽지만 저는 매일 매일 조금씩 글을 쓰고 있습니다. 내용이 이어지지 않는 엽편, 혹은 토막글을 그 날 기분 내키는대로 쓰다보니, 어떤 날엔 재미있는 글이 써지는 반면, 정말 자다가 이불 걷어찰 정도로 손발이 오그라드는 글을 쓰는 날도 있었습니다. 한 달 조금 넘게 이어가고 있지만, 글 솜씨는... 솔직히 조금도 늘어나지 않았습니다. 다상량의 부족이죠. 책을 읽고 소화를 하지 않으니, 배설하는 글에서 영양가가 없었습니다.
5. 그런 반면에 힘을 얻는 결과도 있었습니다. 처음엔 이런 결말로 글을 써 볼까, 생각했다가도 막상 튀어나오는 기승전결은 처음 예상했던 것과 딴판인 일이 종종 있었습니다. 몇 번 겪다보니, 미국의 베스트셀러 작가 왕선생님 말씀대로 "이야기를 화석처럼 조심 조심 발굴해내는" 기분이 어떤 것인지 살짝 맛보게 되었습니다. 어느 순간부터는 내가 엽편을 쓰는 게 아니라, 뇌 한 구석에 살포시 먼지쌓인 채 덮여 있는 엽편을 가느다란 샤프 끝으로 살살 캐내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적고 보니 허세같네요. 네, 허세입니다. 제가 봐도 허세예요.
6. 고등학생 시절, 아무리 공부해도 티가 나지 않던 수학이 어느 순간 쑥쑥 실력이 올라서 기뻤던 적이 있었습니다. 생각해보니 글 쓰는 것 역시 하나의 '공부'라고 보게 되네요. 벼락치기가 통하지 않고, 꾸준히 해야 결과가 좋아지고, 하다 보면 괴롭다가도 결국엔 즐거워지고. 지금은 공부가 힘들고 글쓰기가 즐거운 편이니, 앞으로는 공부도 글쓰기도 즐겁게 하는 제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좋잖아요. 윈윈.
7. 이젠 2009년도 두 달 남짓 남았습니다. 올 해 목표 중에서 아직 이루지 못한 게 있다면, 이 블로그에 올렸던「그림과 함께 하는 토막글」을 하나의 완결된 형태의 글로 재구성하는 것입니다. 세상에, 전 이게 디씨 힛갤가는 것보다 쉬울 줄 알았는데. 어쩌다보니 '슬림한 몸매 만들기', '애인 만들기'와 더불어서 '토막글 완성하기'가 3대 과제가 되었습니다. 앞의 두 가지는 이미_버린_카드이니, 그나마 시험 부담이 덜한 11월 중으로 힘써봐야 겠습니다. 기왕 딱 이 블로그 개장 1주년 기념으로 완성하면 얼마나 폼이 날까요. 힘내겠슴다. 읏샤!
LESS의 잡담이었습니다.












